송강호2 기생충 영화 리뷰 (공간 상징, 계급 냄새, 황금종려상)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괜히 불안해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.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작은 원룸에 살 때였는데, 환기도 안 되는 공간에서 하루를 보내다 보면 마음까지 눅눅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. 그때 다시 떠올린 영화가 바로 기생충이었습니다.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이 작품은 제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. 단순한 계급 이야기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, 저는 이 영화가 한 번쯤 그 경계에 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장 깊숙이 건드리는 무언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.공간 상징: 계단이 말하는 것들기생충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영화의 미장센(mise-en-scène)이었습니다. 미장센이란 화면 안에 배치된 모든 시.. 2026. 4. 29. 영화 괴물 리뷰 (가족애, 사회 풍자, 결말 해석) 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한강에서 괴물이 튀어나오는 장면에 압도돼서 그냥 잘 만든 괴수 영화라고만 생각했습니다.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꺼내 보니, 이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건 괴물이 아니라 그 괴물 앞에 선 가족이었더군요. 봉준호 감독의 2006년작 〈괴물〉, 한 번 보셨다면 이 글이 그 여운을 정리해 드릴 겁니다.한강 둔치에서 시작된 공포, 그 연출의 힘제가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놀란 건 괴물이 등장하는 방식이었습니다. 보통 공포나 괴수물에서 괴생명체는 어둠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데, 봉준호 감독은 대낮 한강 둔치에서 아무 예고 없이 괴물을 전면 등장시켜 버립니다. 이른바 미장센(mise-en-scène) 전략의 파격적인 전환입니다. 미장센이란 화면 안에 배치되는 모든 시각적 .. 2026. 4. 9. 이전 1 다음